세계경제 장기침체의 이면 (the global context)

세계 경제 침체가 계속 되면서 국제사회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가, 정책, 실업 등 세계 경제에 미치는 문제와 원인은 다양하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 중국, 독일 등 전세계 경제전문가들이 다보스 포럼에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세션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급락하는 국제 유가가 단연 첫 번째 이슈로 꼽혔다. 유가 하락은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의 경제 전체에는 긍정적이다. 유류 비용 부담이 줄어 기업들의 생산 가격이 떨어지고 가계의 부담도 줄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영향만 끼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 또한 공존한다. 유가 하락으로 한국의 주요 수출 업종인 석유, 화학 등 에너지 분야나 조선업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포럼에 참가한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로 떨어질 일은 없으며 조만간 반등할 거라고 자신한 것은 더 이상의 유가 하락을 좌시할 수 없다는 산유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환율 방어로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한 통화정책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유로존 지역의 낮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소하고 경기회복을 유도하기 위해 양적 완화 조치를 발표한 것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해 포럼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들은 유럽이 양적 완화를 할 필요가 있지만 통화정책만으로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구조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 부양의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최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현재로선 금리를 내려도 소비, 투자 등 실물 경제에 부양 효과가 거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렇듯 양적 완화나 기준 금리로 주가가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실물 경제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조 개혁을 통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가급락과 통화정책에 이어 세계경제를 오래 전부터 괴롭히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도 제기되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재정 위기 시작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6,100만 명 이상의 실업자가 증가했으며, 이 수치는 2020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한국 청년 고용률 또한 수년 째 하향세를 보이며 지난 12년 사이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였다. 이렇듯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고용시장 불안은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켜 세계 경제 성장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세션에 참여한 GE의 존 라이스 부회장은 이 문제의 해법으로 인프라 구축을 제시하며 전기, 교통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신규 투자를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청년실업이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세계 경제 침체에 맞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문제에 대한 논의와 국제 사회의 제도적, 구조적 해결책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이번 세션을 특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