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수 천 만 명의 신용카드 고객들이 개인정보유출로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다보스에서도 초연결 사회가 가져온 ‘빅브라더 사회’ 즉 감시사회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

빅브라더 문제는 한때 정부의 개인정보 독점을 통한 국민 감시에 초점이 맞춰진 이슈였다. 하지만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더욱 적극적으로 열을 올리는 기업쪽으로 점차 논란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

기업들은 정보수집을 위한 시스템 개발, 개인정보 저장, e-health, e-learning, e-정부와 같은 디지털 기술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 기업들이 수집하는 정보의 범위도 개인신상정보에서부터 신용카드 구매내역, 진료기록 등으로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정부보다 오히려 기업들이 훨씬 폭넓고 깊이 있는 개인정보를 보유하게 됐고 이미 고객들은 어떤 정보가 노출되었는지 또 그 정보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알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같은 개인정보 수집과 저장관행에 대해 Patrick Leahy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조차도 “미국에서는 필요이상으로 너무나 많은 양의 정보를 수집한다. 그로 인해 시민들의 안전이 오히려 위협받고 있다.” 고 불평했다.

하지만 정부나 기업 모두 데이터관리의 실패가 명성에 큰 타격을 입힌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데이터 수집관리의 실패는 인간의 기본권인 사생활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기업과 사회전체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한다.

데이터 축적 및 데이터 사용에 관한 법적 규제는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다. 선진국들과 개발도상국, 인터넷 보급률과 정치적 자유가 다른 모든 나라들에 공통적인 법적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정보수집을 위한 투명한 프로세스를 만들고 그에 따른 법규적용를 추진하는 것이 기업 또는 정부의 빅브라더 행세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길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정보수집과 보호 프로세스를 개발해 자발적으로 개인 정보보호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기업내부에 독립적인 성격의 정보보호기구를 설립해 정보 수집과 저장, 활용과정을 관리, 감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정부는 개인정보 과다수집을 줄이고 개인정보 수집과 사용 방법에 대한 명확한 법적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개인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정보보호의 수준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

Salil Shetty 국제사면위원회 사무총장은 “정책입안자들은 지난 수 년간의 정보보호관련 정책적 판단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빅 브라더 상태에 이르게 했는지 되집어 봐야 한다. 기본적인 인간 권리인 사생활권 침해에 대해 정부와 기업들이 더 이상 립 서비스가 아닌 해결을 위한 실천을 할 때.’라고 말했다.

진정한 디지털 잠재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데이터 관리에 신뢰를 가져야 한다. 고객들은 확실한 보안과 투명성이 보장되는 곳에 그들의 정보를 맡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