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거나, 너무 적거나, 더럽거나.
세계경제포럼(WEF)일 발간한 ‘글로벌 리스크 2014’ 보고서가 ‘물 위기’를 위험요인 중 3위로 꼽혔다. 또한 10개의 리스크 중 적어도 3개의 리스크는 물 부족 또는 오염 등 물 문제와 직결되어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무절제한 물의 사용은 사회안정망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비즈니스 공급체인을 교란시키고, 식량과 에너지 생산을 위협해 결과적으로 수 십억 명이 고통을 받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0대 글로벌 리스크 중 물과 관련된 이슈들은 다음과 같다.
1. 기후변화에 대비 또는 적응 실패
2. 홍수와 가뭄 등 기상이변
3. 물 부족과 오염으로 인한 식량생산과 공급위기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형 홍수와 만성적인 가뭄의 가능성이 동시에 높아졌다. 바다 수위가 높아져서 지구상에서 가장 자산가치가 높은 지역이 수몰될 수도 있다. 수몰 위험지역인 미국 대서양과 멕시코 연안지역의 자산가치만 해도 보험가치로 10조 달러가 넘는다. 지구촌 6억 명의 인구가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권인 해발 10미터 이하 지역에 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방글라데시와 메콩강 유역도 위험지역이다. 태평양의 섬나라들은 해수면 수위 상승이 이미 진행중이어서 대피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수용소 이주 준비를 하고 있다. 

물 부족이 초래한 내전과 충돌 사례들
2006년에서 2011년까지 시리아에 닥친 가뭄이 결국 내전을 초래했다. 농촌 지역의 흉작은 농촌인구의 대규모 도시유입으로 이어졌고, 이들은 도시지역의 빈민으로 전락해 도시의 경제적 사회문제를 가중시켜 내전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2010년 세계 최대 밀 생산지 중의 하나인 러시아의 가뭄과 흉작은 밀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이는 세계 곡물시장에서의 가격인상으로 확대됐고, 빵 가격 인상은 아랍국가들의 대규모 시위사태 즉, 아랍의 봄으로 이어졌다. 일년 후 태국에서 일어난 대홍수는 글로벌 공급 체인을 파괴시켰고 차와 컴퓨터 제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물을 놓고 벌어진 지역간의 소규모 국지전들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물 부족으로 인한 충돌로 두 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물 관리의 실패였지만 신뢰할 수 있는 물공급의 중요성이 비극적으로 증명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리스크 풍향계의 변화
첫 번째 글로벌 위기 보고서가 공개된 2006년 무렵에는 거시경제적 위험: 유가 쇼크, 자산가격 붕괴, 중국 경제 추락가능성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물공급, 기후변화, 자연재해와 같은 환경 위험요소는 핵심 리스크로 여겨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했다. 최근의 리포트에서도 거시경제적 위험요소들이 여전히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물과 기후변화 이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달 발표된 글로벌 연구기관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2도 가량 높아진다면 물 부족의 영향을 받는 사람의 수가 40% 늘어난다. 일인당 연간 소비하는 물이 500㎥ 이하일 때 절대 물 부족상태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물 부족은 인구증가와 맞물려 더욱 큰 문제가 된다. Postdam Institute의 연구원인 Jacob Schewes는 “기후변화가 세계 수자원에 미치는 근원적 영향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영향의 인과관계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풍부한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구촌이 적응할 수 있는 한계에 부딪칠 것이다. 평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물 부족 리스크가 점차 커지기 때문에 기후변화 완화 외에는 다른 해결 방법이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간, 민간과 정부간의 공동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