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보스포럼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지난 몇 년간에 비해서는 한결 밝은 편이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경제회복이 올해에는 좀더 확고하게 성장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유럽의 주가지수가 다보스포럼 개막을 앞두고 지난주 세계경제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데서도 이 같은 낙관론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회복국면이 지속적인 추세로 진행돼 경제위기 이전상황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아직 부족한 듯 하다. 세계최대 채권펀드인 Pimco의 매니저인 Andrew Bosomworth는 “낙관적인 경기예측분이 이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식•채권시장이 폭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새로운 불안요소들도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첫째, 미국의 테이퍼링 (양적완화 축소) 속도와 그에 따른 이자율 상승에 대한 두려움이다. 미국 중앙은행이 빠른 속도로 달러회수에 나서 미국 내 이자율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미국의 투자자들이 전세계 자본시장에서 투자금 회수에 나서게 되고 이로 인해 세계 자본시장이 패닉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이다. 유럽의 현재 물가상승률은 0.8%수준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상승률 목표 2%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고 그리스의 경우 -2%수준으로 이미 디플레이션징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사무총장이 “인플레이션은 요정이고 디플레이션은 맞서 싸워야 할 괴물”로 표현한 데서도 디플레이션 공포를 읽을 수 있다. 다만 현재 유럽의 저물가현상이 디플레이션 징후인지, 물가조정현상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만일 디플레이션이 현실화 할 경우, 이를 치유할 방법이 뚜렷하지 않은 것도 고민이다.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통해 디플레이션 탈출 노력은 소기의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재정정책, 통화정책, 경제개혁을 동시에 추진하며 경기와 물가를 끌어올리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매우 위험성이 큰,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는 의구심이 가득하다.

셋째 위험요소는 신용버블이다. 가장 우려되는 곳이 중국이다. 중국의 부동산가격 상승은 경제성장률이 주춤해진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며 신용버블이 이미 GDP의 3배를 넘어섰다는 추측이다. 중국의 버블붕괴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버금가는 글로벌 수준의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은 경제위기 이후 확대된 양적완화의 여파로 금융시장에서의 자산버블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넷째, 고용없는 성장현상이다. ILO는 경제회복에도 불구하고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해 지난해 세계적으로 실업자가 5백만명 증가해 2억2백만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Guy Ryder UN 노동기구 director general은 “전 세계적으로 실업률 그래프는 계속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