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에너지 시스템을 평가한 조사에서 노르웨이(1점 만점에 0.75점)가 종합평점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뉴질랜드(0.73), 프랑스(0.72), 스웨덴(0.72), 스위스(0/72) 순이었다. 한국은 0.55점으로 51위에 그쳤다. 

세계경제포럼(The World Economic Forum)이 액센츄어(Accenture)와 공동으로 조사•평가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4년 글로벌 에너지 아키텍처 성과 지표 보고서(The Global Energy Architecture Performance Index 2014)’에 따르면 세계 상위 10개국 중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를 제외한 8개 국가가 모두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이거나 OECD 회원국들이었다.

이 조사는 세계 124개국을 대상으로 에너지 관련 핵심 이슈라 할 수 있는 경제성장 및 개발, 에너지 안보와 접근성, 친환경적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의 3가지 항목이 평가지표로 활용됐다.

종합순위 1위의 노르웨이는 전력수요의 대부분을 수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는데다, 석유와 가스 매장량까지 풍부해 에너지안보와 접근성에서 만점에 가까운 0.96점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취약점으로 꼽혔던 에너지안보 및 접근성에서는 의외로 높은 0.74점을 받은 반면, 친환경적 지속가능성에서 가장 낮은 0.43점을 받는 데 그쳐 중위권대 순위를 기록했다. 종합평점에서 아시아 국가들 중 일본이 38위로 가장 높았고, 대만이 55위, 인도가 69위, 중국이 85위를 각각 기록했다. 중동 산유국들은 대부분 90위권 이하 낮은 순위를 기록했는데 에너지안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경제성장과 지속가능성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원인이었다.    

지역별로는 EU28(0.62), OECD(0.63) 및 북유럽 경제권(0.68)이 전체 지표에 걸쳐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지역은 전통적 화석연료에 기반한 에너지 산업구조에서 저탄소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흥경제권으로 분류되는 BRICS(0.55), ASEAN(0.48), 아시아 개발도상국(0.45)은 다른 지역이나 경제규모에 비해 더 많은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이 특징이었다. 미국, 캐나다, 중미 카리브해연안 국가들로 구성된 북미대륙은 나라마다 경제개발 수준과 천연자원의 혜택이 크게 차이가 난다. 일례로 코스타리카는 전체지표 0.67로 124개국 중 9위에 오른 국가인데 반해, 아이티는 11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많고 자원량도 풍부한 것이 높이 평가됐으나 환경관련 지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으로 지적됐다.

에너지자원이 풍부한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실이 에너지의 비효율적인 사용을 초래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 받았다.
 
에너지 아키텍처 성과 지표(EAPI)는 하나의 국가나 경제권의 에너지 구축 성과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각 평가 지표당 1점을 만점으로 얼마나 높은 점수를 획득했는지 수치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향후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계획할 때 어떤 부분을 더 개선해야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전략적 툴로 활용될 수 있다.

EAPI의 가치에 대해 유럽혁신기술원(European Institute of Innovation and Technology, EIT) 상임위원이자 에너지안보글로벌아젠다협의회(Global Agenda Council on Energy Security) 의장인 제론 반 데 비어(Jeroen van der Veer)는 “한 나라의 에너지 시스템이 다른 나라의 그것과 어떻게 다르게 평가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정책입안자와 업계 이해관계자, 그리고 NGO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