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인류에게 독이 될까, 득이 될까

Source: @ABBgroupnews Twitter

지난 20년 동안 자동화, 인공지능을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은 전 산업 분야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며 완전히 새로운 경제구조를 창출했다. 기술이 일하는 방식부터 모든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데 따른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인류가 기술의 혜택으로 지금의 발전을 이뤘다면 과연 20년 후는 어떨까?

월스트리트 저널 주최로 열린 "큰 기술 큰 영향 (Big Tech, Big Impact)" 세션은 미래 기술이 인류에게 독이 될지 득이 될지 함께 고민해 보는 자리였다.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장 메튜 머레이(Matthew Murray)를 비롯해 페이팔 회장 겸 CEO 댄 슐만(Dan Schulman), VEON 이사회 의장 겸 회장 우르술라 번스(Ursula Burns), 바이두 CEO 야-친 장(Ya-Qin Zhang), ABB CEO 울리히 스피에스호퍼(Ulrich Spiesshofer), 보다폰그룹 CEO 비토리오 콜라오(Vittorio Colao) 등이 참가했다.

패널들은 인류가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이르렀다는 데에 동의했다. 기술 발전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뤘다는 낙관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위협적인 변화의 물결로부터 인류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결과적으로는 정부, 기업, 단체 등을 비롯한 모두의 노력이 더해져야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ABB의 CEO인 울리히 스피에스호퍼는 노동시장 변화에 집중했다. “자동화로 인해 많은 직업이 대체되고 있다. 위협을 느끼는 것은 화이트칼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얻었고 자기발전의 기회도 늘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지구 자원을 적게 소비하면서 세상을 움직일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전 제록스 CEO 이자, 현 VEON 이사회 의장 겸 회장인 우르술라 번즈는 “기업은 효율성을 따져야 하므로 직업 유지를 이유로 자동화 시대를 거부할 수도 늦출 수는 없다”면서도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교육기관, 기업 등 모든 분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다폰 그룹 CEO인 비토리오 콜라오 역시 “기술이 삶을 개선할 엄청난 기회가 우리에게 올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창의적인 시각에서의 해결방안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중국 바이두의 CEO인 야-친 장은 다보스 포럼을 뜨겁게 달군 이슈인 인공지능에 대해 언급하며 “인공지능은 이제 미래가 아닌 현재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honourable)’ 일자리를 더 창출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예측을 보였다.

그러나 페이팔 회장 겸 CEO 댄 슐만은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을 인용하여 “민주주의는 두 마리의 늑대와 한 마리의 양이 무엇을 먹을까 투표하는 것, 그 이상이 필요하다”며 변화하는 사회일수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는 ‘거대한 대체자(the great displacer)’가 될지, ‘혜택을 나눠주는 민주주의자(democratizer of benefits)’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그 방향성은 어느 특정 분야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정부, 자본, 시민사회의 합의를 통해 상당 부분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인류의 올바른 선택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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