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극단적 환경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2017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3천억 달러에 달했다. 앞선 포스팅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환경적 위험은 다보스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의 ‘올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은 위험’에서 1•2•5위를 차지할 만큼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더불어 기후 변화는 환경적 위험을 더욱 가속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다보스포럼에서도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세션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극단적인 환경 위험 대응방안 (Responding to Extreme Environmental Risks)”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 세션에는 앨 고어(Al Gore) 전 미국 부통령, 피터 오닐(Peter O’Neill) 파푸아 뉴기니 총리, 필립 힐데브란트(Philipp M. Hildebrand) 블랙록 부회장, NGO인 힌두 우마루 이브라힘(Hindou Oumarou Ibrahim) 차드 여성과 국민을 위한 연합회 코디네이터가 참석했다.

세션은 기후변화가 어떻게 자연재해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앨 고어의 발언으로 시작됐다.앨 고어는 지구온난화가 해수의 증발을 촉진하고, 이것이 모여 한꺼번에 폭우로 내리면서 홍수와 산사태 등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구온난화의 열기는 토양의 수분까지 빼앗아 극심한 가뭄을 일으킨다며 실제로 케이프타운은 더 이상 비가 오지 않을 경우 불과 78일이라는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사용 가능한 물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어는 과학자들이 몇 년 전부터 예측했던 이러한 현상들이 현실이 된 지금, 전 세계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기후변화 대응책을 지금 바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브라힘도 아프리카 차드의 예를 들며 앨 고어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차드 호수의 물이 불과 40년 만에 90% 이상 증발했고, 이는 식량 문제를 넘어 민족 간의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힐데브란트 부회장 또한 기후변화 및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이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코앞에 닥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의 주체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산 관리사인 힐데브란트는 기업들이 현재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기업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후변화는 정부가 단독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큰 사안이고 정부 차원의 기후변화 대책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에 기업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도 기후 변화 대응의 주체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앨 고어는 소비자가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선호함으로써 기업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답은 국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

에너지기업 CEO이자 세계에너지협의회의 회장으로서, 나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이브라힘의 발언이 인상 깊었다. 이브라힘은 기후변화 대책 중 하나인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부유한 국가나 대도시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소규모 지역 사회에서도 손쉽게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토론은 패널 방청객의 질문에 따라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기후변화에 있어 언론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오닐은 파푸아 뉴기니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 상황에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언론과 글로벌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고어 또한 미국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가 다른 나라의 재해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과 언론의 뉴스가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이 충분히 논의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힐데브랜드는 전 세계가 움직이고 있다며 낙관적인 의견을 밝혔다. 피터 오닐과 앨 고어는 전 세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그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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