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하반기의 시작을 맞이하여 신입사원들과 오찬 자리를 마련했다. 조선호텔 아리아 뷔페에서 두 시간 가량 신입사원들과 함께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었다.

최근 엄청난 열풍을 일으킨 영화 ‘명량’ 이야기가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풀어주었다. 영화 개봉 후 전 직원들에게 영화티켓을 두 장씩 나눠주었는데, 신입사원들의 감상 소감이 궁금했다. 자칭 이순신의 ‘팬’이라고 주장하는 신입사원 한 명이 백성과 함께 위기를 타개하며 나아가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매우 귀감이 되었다며 서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현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의 승리의 비결에 대해서도 잠시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일단 모두가 이순신 장군의 전략의 탁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이 중 한 명은 신입사원 교육 때 노병천 박사의 이순신 리더십 특강을 떠올리며 영화를 보기 전 사전 역사공부를 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말했다.

그렇다. 사실 나는 오래 전부터 이순신 장군의 ‘팬’이다. 개인 서고에는 130권이 넘는 이순신 관련 책은 이를 증명한다. 매년 우리 회사 신입사원 교육에도 이순신 장군 연구의 대가인 노병천 박사를 초청해 이순신 리더십에 대한 특강을 꼭 일정에 넣도록 신경 쓴다. 신입사원들은 남해에 있는 연수원에 머물면서 이순신 전시관 및 영상관을 둘러보고 교육 마지막 날에는 이순신 리더십을 주제로 자유롭게 발표를 한다. 이런 일정이 신입사원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던 모양이다.

역사 이야기를 하면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 대해 논하다 보니 우리들의 이야기 주제는 한 단계 깊게 전개되었다. 혼란스러운 현 시대에 영웅의 필요성에 대해 논하면서 역사 속 리더들이 가진 특성에 대해 나누게 되었는데, 예로 든 두 리더들이 바로 조지 워싱튼과 태조 이성계다. 이 둘은 서양 그리고 동양의 대표적인 리더들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그것은 바로 이들 곁에 늘 지식인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조지 워싱턴에게는 토머스 제퍼슨이 그리고 태조 이성계에게는 정도전이 있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건국의 영웅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역사를 알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이 원리는 기업경영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역사를 내가 그토록 중요시 여기는 이유다. 세계는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다. 기업은 계속해서 변화하면서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변수가 많은 환경 속에서 CEO는 뜻을 정해야만 하고 그와 소통하며 같이 그 뜻을 펼칠 수 있는 지식인들을 필요로 한다. 이와 같이 우리 신입사원들이 나와 함께 대성그룹을 함께 이끌어나갈 이 시대의 깨어있는 지식인, 신뢰할 수 있는 동역자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모처럼 젊은 청년들과 함께 좋은 음식을 먹으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패기 넘치는 신입사원들의 톡톡 튀는 의견과 생각을 듣고 나누다 보니 하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활력을 얻은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