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개막 - Crystal Award에서 문화와 공익을 생각하다 2013.01.23

 


다보스 포럼이 공식적인 일정을 시작하기 전날인 22일에도 공식적인 행사가 있다. 다보스포럼의 창립자이자 포럼 주관단체인 WEF 클라우스 슈밥 회장의 환영 연설과 그의 아내인 힐데 슈밥 여사가 진행하는 크리스탈 어워드(Crystal Award) 시상식이다.

올해의 크리스탈 어워드의 수상자들이 이채롭다. 이 상은 문화예술인들 중 인권을 포함한 사회적 이슈들을 작품으로 다루거나, 개인적인 활동으로 이 같은 이슈들의 심각성을 알리는 등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친 인사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는 브라질 출신의 예술가인 Vik Muniz, 파키스탄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Sharmeen Obaid Chinoy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세계적인 여배우인 Charlize Theron이 수상했다.

2009년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던 빅 뮤니츠(Vik Muniz)의 예술 활동의 특징은 작품을 만들고 사진을 찍어 남긴 이후 그 작품을 바로 폐기하는데 있다. 언젠가는 썩고 없어질 물질의 덧없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양한 사회 이슈들을 사진, 다큐멘터리, 조형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전달하는 뮤니츠는 유네스코 친선 대사와 World Agenda Council(WAC) 커뮤니티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태어나20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을 시작했지만 최근 조국 브라질에서 각종 사회 문제와 다양한 예술을 접목한 활동들로 주목 받고 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예술 활동이 특권이나 특혜가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옳은 일 중 하나라고 말하면서 그래서 자신은 더욱 예술만을 위한 공간에서 벗어나 작품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쓰레기 더미나 폐차장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들이 사회 변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 중 힐데 여사가 소개한 다큐멘터리 ‘Waste Land’를 꼭 찾아봐야겠다.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거론된 작품으로 2010년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쓰레기에서 에너지를 뽑아내는 에너지 회사를 경영하는 본인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파키스탄의 사르민 오베이드(Sharmeen Obaid Chinoy)는 지난 2012년 ‘Saving Face’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이다. 그녀의 이력을 소개한 힐데 슈밥 여사에 따르면 그녀는 14살의 나이에 이미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고 파키스탄 사회의 각종 사회 문제들을 고발하는 글을 써왔다고 한다. 세계의 피난민 문제와 각종 인권 문제를 위해 일해온 그녀는 최근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포함한 10여 개국의 여성 인권 문제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순간 그녀가 만든 영화 ‘Saving Face’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 인터넷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충격적인 실태에 할 말을 잃었다. 남편으로부터 염산테러를 당한 두 명의 여성이 파키스탄 출신의 영국인 성형외과 의사를 통해 수술을 받고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여성을 차별하는 파키스탄의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파키스탄에서만 여성에 대한 염산테러가 매년 150건 정도가 일어나고 세계적으로는 수천 건에 이른다고 한다.

사르민 감독의 수상이 그녀가 수상 소감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 많은 곳에서 벌어지는 여성인권 침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남아공 출신의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이 아프리카의 기아와 에이즈 문제를 위해 구제 프로그램을 만들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간간히 매체를 통해 접했던 기억이 난다. 2008년에는 반기문 총장으로부터 UN의 평화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녀의 수상 소감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남아공에 590만이 되는 에이즈 환자가 있다는 사실과 아이들이 무방비 상태로 이 병에 걸리고 있다는 사실, 글로벌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후원과 병에 대한 교육으로 충분히 그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수상 소감을 통해 피력했다.

과거 에이즈(AIDS)에 대해 느꼈던 공포감이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에이즈의 상태를 호전시키고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오면서 에이즈라는 병도 그리고 그에 대한 공포감도 차츰 잊혀지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병은 심각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에 대한 대비나 지원도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 포럼에 메인 테마 중 하나가 인류와 건강이다. 첨단 과학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인류가 더 건강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나 사실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한 새로운 질병들이 끊임없이 발생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질병의 출현과 급속한 확산이 불러올 참사에 대한 대비뿐만 아니라 에이즈를 포함해 현존하는 질병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대처 방안들도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 같다.
 
다보스 포럼에는 세계 경제와 정치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도 저명한 인사들이 많이 참석하는데 그들이 가진 재능을 사익이 아닌 국제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익을 위해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한류 스타들을 떠올랐다. 혹시 가능하다면 2014년 포럼에서는 가수 싸이를 스위스 다보스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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